본문 바로가기

信仰人의 삶

< 자, 일어나 가자 >

< 자, 일어나 가자 >

간디(Gandhi, 1869-1948)는

인도의 민족지도자이자 사상가입니다.

20세기의 위대한 인물로

인도의 문호 타고르로부터

마하트마, 즉 '위대한 영혼'으로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는 19세 때 영국으로 유학 가

법률을 배웠고,

변호사로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건너가서

차별받는 인도 사람들을 보고 아힘사,

즉 비폭력 간디주의를 형성하여

투쟁을 벌리게 됩니다.

이 투쟁으로 세계에 알려진 그는 귀국하여

인도를 식민지 통치하는

영국과 계속 투쟁을 해나갑니다.

61세의 간디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서해안 바닷가로

'소금의 대행진'을 주도했던 것은

비폭력, 무저항주의의 극치였습니다.

1947년 7월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분할 독립되자

그는 78세의 고령인데도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의

융화를 위해 애쓰다가 반 이슬람 극우파

청년의 총탄에 쓰러졌습니다.

그는 생전에 국가가 망하는

7가지의 조건을

"이럴 때 국가는 희망이 없으며,

멸망의 길로 갈 것입니다.

첫째 원칙 없는 정치,

둘째 도덕 없는 상업,

셋째 노동 없는 부(富),

넷째 인격 없는 교육,

다섯째 인간성 없는 과학,

여섯째 양심 없는 쾌락,

일곱째 희생 없는 신앙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간디의 이 말은 21세기를 맞는

우리들의 마음에 비수와

같은 충격을 던집니다.

과연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원칙 없는 정치에 흔들리고

돈만을 좇는 더러운 부정부패의

상업주의에 오염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성 부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교육은 학생들의

인격을 무시한 지 오래됐으며,

과학은 인간을 복제하는 데까지,

쾌락을 위해서는 중학생 어린 딸까지

유혹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간디가 말한 마지막 조건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심각히 생각해야 할 조건입니다.

그것은 바로 '희생 없는 신앙'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루가 9,23).

우리가 주님을 믿고 따른다면

십자가는 피할 수 없는 의무인 것입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으로써

그리스도로 완성될 수 있었듯이

그분을 따르는 우리도 십자가를 짐으로써

그리스도인으로 완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십자가 없는 예수는

그리스도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믿는 예수는

대부분 십자가가 없는

그리스도 이전의 예수인 경우가 많습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를 비롯하여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은 주님을 위하여

목숨을 버린 성인들입니다.

그런 순교자들을 조상으로 모신 우리지만

우리의 신앙 속에는

십자가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자기를 버리는 매일의 십자가'야말로

'희생'인 것입니다.

'희생'은 간디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들 신앙의 필요조건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을 믿는 우리들이 제 십자가를 지고

일어서야 할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자, 희생의 십자가를 지십시오.

그리고 앞장서 외치고 계신

주님의 목소리를 따라갑시다.

"자, 일어나 가자"(요한 14,31).

- 최인호 베드로/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