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福音 묵상

임마누엘, 이 얼마나 은혜로운 이름입니까?(마태 1,23)

맑은옹달샘 2023. 12. 18. 07:10

임마누엘, 이 얼마나 은혜로운 이름입니까?(마태 1,23)

또다시 성탄이 목전에 다가왔습니다. 성탄이 아무리 수백번, 수천번 되풀이된다할지라도, 우리가 성탄의 참된 의미를 깨닫지 못한다면, 그래서 우리 안에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시지 않는다면, 그 성탄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오늘 마태오 복음사가는 성탄의 참된 의미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 싶은 간절한 원의와 열망이 아기 예수님의 탄생으로 성취되었음을 밝힙니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임마누엘을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마태 1,23)

예수라는 이름 이상으로 심오하고 풍요로운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름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이 얼마나 은혜로운 이름인가요?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 이스라엘과 항상 함께 하신다는 사상은 이스라엘 신앙 속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상은 이스라엘의 영광이자 자랑거리였습니다. 이러한 임마누엘 신앙은 이스라엘 역사 안의 중요한 순간마다 강조되고 상기되었습니다.

“내가 너를 구원하였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네가 물 한 가운데를 지난다 해도 나 너와 함께 있고 강을 지난다 해도 너를 덮치지 않게 하리라. 네가 불 한 가운데를 걷는다 해도 너는 타지 않고 불꽃이 너를 태우지 못하리라.”(이사 43, 1~2)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주 부르짖었습니다. “도대체 하느님이 계시기는 한건가요? 정말 계시다면 어떻게 이토록 큰 곤경과 수모를 겪게 하시는 것인가요?” 그러나 사실 하느님께서는 역사 이래, 항상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이스라엘이 주변 강대국의 침략으로 공포에게 떨고 있을때에도 하느님께서는 분명 함께 계셨습니다. 백성들이 예루살렘 성전에 모여 간절히 기도하고 있을 때에도 함께 계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왕들에게 기름을 바르실 때, 예언자들을 통해 사명을 수행하실 때에도 함께 계셨습니다. 예루살렘이 처참히 함락되고 파괴될 때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노예로 끌려가 유배 생활을 할 때도 함께 계셨습니다.

오늘 우리 역시 참담한 심정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부르짖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토록 부르짖고 있는데, 대체 하느님께서는 어디 계신가요? 사랑의 하느님이시라면서 어찌 당신 자녀들에게 이토록 큰 고통을 허락하실 수 있나요?”

그러나 우리가 정녕 잊지 말아야 할 불변의 진리 한 가지를 신뢰해야 할 것입니다. 임마누엘 하느님께서는 재앙 한가운데서도 변함없이 우리 인간을 환대하시며, 극진한 사랑을 베푸시며, 발버둥치는 인류를 도우신다는 진리를 말입니다.

이토록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임마누엘 하느님께서는 변함없는 자비를 베푸시며, 한결같은 사랑을 베풀어주셔서, 이 큰 환난에 당당히 맞서게 하시며 극복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