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옹달샘 2024. 2. 18. 13:29

<행복한 근황>

우리 동네 국숫집에서 파는

식혜의 맛이 좋아

먹고 또 먹고 하니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이 나네

혀 끝에 감도는

달콤 시원한 맛

전에도 더러 먹었지만

처음으로 발견되는 잘 익은

시간의 맛

세계지도 하나

벽에 걸었을 뿐인데

갑자기

세상이 더 가까이 있네

내 마음도 훨씬 더 넓어진 것 같아

환히 웃어보는

나의 오늘을

다시 사랑하네

버리기 아까워

이렇게 저렇게 모아둔

병뚜껑들을 정리하다

짝이 맞는 병을 발견하면

하도 기뻐서

나도 모르게

큰 소리의 감탄사가 나오네

서로 맞을 때의 그 완벽함을

무엇으로 설명하면 좋을까

정말로 고마운 마음

- 이해인의 햇빛 일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