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정한 부자인가?>
<누가 진정한 부자인가?>
가진 것이 많든 적든
德을 닦으면서 사는 사람입니다.
德이란 무엇인가? 남에 대한 배려입니다.
남과 나누어 갖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물질은
근본적으로 내 소유가 아닙니다.
단지 어떤 인연에 의해서 우주의 선물이
내게 잠시 맡겨졌을 뿐입니다.
바르게 관리할 줄 알면
그 기간이 연장되고,
마구 소비하고 탕진하면
곧 회수당합니다.
뜻밖의 물질이 생기면
조심스럽게 생각하십시오.
정당한 소득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옳게 쓰면 덕을 쌓고
잘못 쓰면 福을 감하게 됩니다.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없습니다.
부유하다고 해서
늘 부유하란 법 없고,
지금 가난하다고 해서
계속 가난하란 법 없습니다.
무상하다는 것은
어떤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의지와 창조적인 노력으로
무엇인가를 축적할 수도 있고,
있던 것을 하루아침에
날려 버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살 만큼 살다가
세상과 작별하게 될 때
무엇이 남습니까?
홀로 있는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지고 가는가?
평소에 지은 업을 가지고 갑니다.
좋은 업이든 나쁜 업이든
평소에 지은 업만
그림자처럼 따라갑니다.
…하루하루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말과 행위를 하는가가
곧 다음의 나를 형성합니다.
누군가가 그렇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닙니다.
매 순간 스스로가
다음 생의 자신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어 가질 때,
청정한 수행과
올바른 가르침으로써
믿고 의지하는 도량이 될 때,
그때 비로소
아름답고 길상스러운
부자 절이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모든 분들이
부자가 되기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잘 사십시오.
부자 부럽지 않게 잘 사십시오.
2005년 12월 11일 길상사 창건 8주년 법회
- 법정 스님 <일기일회>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