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의 천사’처럼 사랑 실천…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 ‘소록도의 천사’처럼 사랑 실천…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사단법인 마리안느와 마가렛 정순임(오른쪽 두 번째) 이사장이 17일 가톨릭대 성심교정 소피이바라관에서 열린 제11회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 상 시상식에서 가톨릭대학교 총장 원종철(오른쪽 맨 끝) 신부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단법인 마리안느와마가렛 정순임 이사장.
“사람들은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사랑이 의인화한 분’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더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한센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사랑으로 보듬어 위로와 희망을 전했던 오스트리아 출신 ‘소록도의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그들의 뜻을 이어받아 지난 10년간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사단법인 마리안느와마가렛이 17일 가톨릭대학교(총장 원종철 신부) 제11회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을 앞두고 만난 ‘사단법인 마리안느와마가렛’ 정순임(요세피나) 이사장은 이번 수상이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기분”이라면서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다가가 사랑을 실천하라는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어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마리안느와마가렛은 아무 연고도 없는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40여 년간 한센병 환자를 돌보며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한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공적을 선양하는 것을 목표로 당시 소록도본당 주임이었던 김연준(광주대교구 빛가람동본당) 신부와 정 이사장 등이 중심이 돼 2015년 설립됐다.
이후 이들은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헌신적 삶과 그 뜻을 이어받아 미혼모 지원과 캄보디아 여자 기숙자·인도 고아원 지원 사업을 펼치고, 소외계층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국적·인종과 관계없이 사회 그늘 속에 있는 이들에게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특히 정 이사장은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실천했던 사랑이 계속 대물림되는 모습을 보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최근 캄보디아에서 장학금을 받아 학교를 마친 한 학생이 두 분의 길을 따르겠다며 간호학과에 입학했다”며 “그분들이 실천으로 보여준 사랑이 대물림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고, 사랑을 전하는 데 힘을 보탠 것 같아 뿌듯했다”고 전했다.
정 이사장은 이웃사랑이 메말라가는 현실을 우려하면서 “현장에서 보면 최근 사회 전반에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 풍토가 더욱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어려운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거창한 도움이 아니라 관심이라는 것을 모두 기억했으면 한다. 두 분의 뜻을 계속 우리 사회에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톨릭대는 평생 가톨릭 정신에 따라 이웃사랑을 실천한 고(故) 이원길 선생의 삶을 기리고, 사회 내 선한 영향력 확산을 위해 2013년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상을 제정했다. 상은 가톨릭 인본주의를 삶 속에 실천하고, 사회에 확산하는 데 공헌한 개인·단체에 시상한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