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곰삭한 맛
<하늘>
맑은옹달샘
2024. 11. 1. 16:33
<하늘>
언제나 하늘은 거기 있는 듯
언제나 하늘은 흘러가던 것
아쉬운 그대로
저 봄풀처럼 살자고
밤에도 낮에도 나를 달래던
그 너희들의 모양도
풀잎에 바람이 닿듯이
고요히 소리도 내지 않고
나의 가슴을 어루만지던
그 너희들의 모양도
구름이 가듯이
노을이 가듯이
언제나 저렇게 흘러가던 것
-김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