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나무의 사랑법>

맑은옹달샘 2024. 11. 4. 20:14

<나무의 사랑법>

자꾸만 가까이

기대고 싶어 하지만

서로의 거리를 두어야

잘 보이고

침묵을 잘해야

할 말이 떠오릅니다

남의 말을

듣고 또 듣는 것이

사랑의 방법입니다

침묵 속에 기다리는 것이

지혜의 발견입니다

아파도 슬퍼도

쉽게 울지않고

견디고 또 견디는 것이

기도의 완성입니다

사계절 내내 중심 잡고

서 있기 힘들 때도 많지만

그래도 기쁘게 사는 것은

흐르는 세월 속에

땅 깊이 내려가는 뿌리

하늘로 뻗어가는 줄기

바람에 춤추는 잎사귀들

덕분입니다

오늘도 사랑받고

사랑하는 저를

사랑으로

지켜봐부십시오

늘 고맙습니다.

- 이해인 꽃잎 한 장처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