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慈悲는 고운 情

<가실 줄 모르는 사랑>

맑은옹달샘 2024. 11. 12. 18:08

<가실 줄 모르는 사랑>

오리들이 사는 호수에도 여름이 왔다.

여름은 오리들에게 있어서 낭만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더러는 예기치 않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그것은 젊은 오리들의 성 문제가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드러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어른 오리들이 모여서 의논한 끝에 원앙을 초청漫?사랑에 대한 강의를 듣기로 했다. 원앙이 왔다. 그는 먼저 사랑에 실패한 젊은 오리의 경험담을 듣고자 했다.

한 처녀 오리가 나와서 말했다.

“작년 여름 일입니다. 사랑하는 총각 오리와 함께 휴가를 떠났습니다. 첫날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함께 푸른 물을 가르며 수영을 하였읍니다. 따로따로 둥지를 틀고 아름다운 꿈을 꾸며 잠들었읍니다. 그런데 다음날 저녁이었습니다. 소나기가 내리자 무섭지 않느냐며 그가 나의 둥지로 건너왔습니다.

나는 원하지 않았는데 그가 강하게 함께 하기를 원했읍니다. 그러나 내가 허락하고 나자 그는 나한테서 멀어져 갔습니다. 나는 사랑의 시작으로 생각하였는데 그는 사랑의 끝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원앙이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는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젊은 만남은 끊임없는 갈구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함께 보면 모든 것이 아름답습니다. 사랑을 즐거운 것만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선조로부터 이렇게 배웠습니다.”

‘사랑은 갈구인 동시에 인내이며, 아름다움인 동시에 슬픔이기도 하며 즐거움인 동시에 고통이기도 하다.

인내로 사랑이 성숙하며 슬픔이 승화하면 어느 것보다도 아름답다. 그리고 고통이 행복의 샘이 되기도 한다. ’

우리는 절대 어떠한 경우이건 혼전에는 둥지를 함께 쓰지 않습니다.

함께 한 둥지 속에 있으면 유혹을 떨쳐 버린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몸에 관심을 나누어 영혼에 대해서도 대화합니다.

성이 유희보다도 하늘의 별과 풀잎의 흔들림과 풀벌레들의 노래를 함께 듣는 걸 더 즐거워합니다.”

이때 한 오리가 일어나서 질문하였다.

“그렇게 아끼다가 상대가 변하면 어떡합니까? 우리는 변하지 않는 증거로 몸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원앙이 미소띈 얼굴로 대답하였다.

“사랑은 믿음과 신뢰입니다. 못미더운 사랑은 믿음과 신뢰가 다져질 때까지 더욱 키워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시점에서의 성행위는 더 자랄 수 있는 풋사과를 따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원앙은 이렇게 말을 맺었다.

“물의 힘을 전기로 바꾸는 댐처럼 자제는 성욕의 힘을 진정한 사랑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사랑이야말로 가실 줄을 모르는 사랑입니다. 즐겁되 후회없는 여름휴가가 되기를 빕니다.”

- 정채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