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老年의 삶

< 어디쯤 가고 있을까? 어디쯤 왔을까? >

맑은옹달샘 2024. 11. 15. 10:06

< 어디쯤 가고 있을까? 어디쯤 왔을까? >

목적지를 잘 모르는

밤 길

눈 씻고 차창 밖을 보아도

어두움 뿐.

이정표가 없다.

어디쯤 가고 있는 것일까?

길을 떠난 지가

한참 된 것 같은데...

눈을 감고 있는 사람

다정히 속삭이는 연인

잡지를 들척이는 사람

창 밖에 시선을 던진 사람

어디를 가는 사람들일까?

무슨 일로 갈까?

목적지를 잘 알고 가는 걸까?

자동차는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는

어디쯤 가고 있는 걸까?

< 어디쯤 왔을까? >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네 계절

나는

갈대가 바람에 휘날리는

가을쯤 왔을 거다.

이른 가을인가?

늦가을인가?

하여튼 가을이다.

어떤 꽃을 피었었나?

어떤 열매를 달고 있나?

눈길조차 주지 않는 들풀들도

가을엔 열매를 달고 있는데.

제대로

꽃도 피우지 못하고

쭉정이만 있는 지금

이른 가을이면 어떻고

늦가을은 어떤가

수치스런 몸뚱이를

가려 주었던

알량한 내 이름이

낙엽처럼 떠나가겠지.

볼품 없는

알량한

몸뚱이

흰눈이 앉아 봄꿈을 꿀까?

참새가 조잘거리며

내 귀를 시끄럽게 할까?

- 아동문학가 김원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