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 뭐래유?
< 천국의 열쇠 >
맑은옹달샘
2024. 11. 22. 16:18

< 천국의 열쇠 >
평생 수도복을 만들고
초라한 옷가지를
수선하면서
보낸 수사가 있었다.
죽음을 맞이할
순간이 되자
그는 형제들에게 부탁했다.
"가서 천국의 열쇠를
가져다주시오."
"헛소리까지 하다니,
안 됐어요...
천국의 열쇠라니요?
수도회 규칙을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아니면
묵주를 말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차라리 십자가를
가져다 드립시다."
하지만 나이 든 수사는
그때마다
머리를 저었다.
마침내 원장이
그의 말을 알아듣고
수선실로 가서
작은 바늘을 가져와
임종하는 수사에게
건네주었다.
바늘을 건네받은
늙은 수사는
마치 옆 사람에게
말하듯 중얼거렸다.
"우리 둘은 참
오랫동안 함께 일했구나.
둘이 함께
하느님의 뜻을 행하려고
노력했지.
그러니 이제 네가
내게 천국 문을
열어 주어야지."
말을 마친 수사는
숨을 거두었다.
작은 바늘이야말로
수사에게
하루하루
천국을 열어 준
천국의
열쇠였던 것이다.
리아 카리니아리만디,
「아기 예수도 유머를 좋아 하신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