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곰삭한 맛

<멀리서 빈다>

맑은옹달샘 2024. 11. 28. 07:23

<멀리서 빈다>

"내가 참을성으로

거둔 문장은 내가 알아요."

비밀을 토설하듯,

그가 가만가만 숨죽여 말했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 나태주의 행복수업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