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옹달샘 2025. 4. 12. 07:57

<작은 소망>

내가 죽기 전

한 톨의 소금같은 시를 써서

누군가의 마음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한 톨의 시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는 될 수 있겠지

힘들 때 잠시 웃음을 찾는

작은 위로는 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여

맛있는 소금 한 톨 찾는 중이네

-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