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묵시록14.14-19.루카21.5-11)
<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
군대에 간 지 얼마 안 지났을 때였습니다. 선임이 시키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선임은 친절하게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아직 처음이라 몰라서 실수한 거잖아. 괜찮아.”
그리고 몇 달 뒤에 똑같은 실수를 또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친절했던 선임은 인상을 쓰면서 말했습니다.
“그때는 몰라서 그랬다고 쳐도, 지금 얼마나 지났는데 이렇게 실수하면 안 되지.”
정신을 못 차려서 그렇다면서 언제까지 멍청하게 생활할 것이냐는 말도 들었습니다. 알면서도 실수했다면서 선임으로부터 심하게 혼났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체험을 다 해보셨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알면서도 계속 실수합니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다이어트에 실패하지 않습니까? 다이어트 방법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또 좋은 성적을 맞는 방법을 우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원하는 성적을 맞지 못합니다.
알면서도 못하는 것은 인간의 나약함과 부족함에서 오는 아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기계는 알면 실수 없이 곧바로 행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에, 알면서 못하기도 하고 또 모르면서도 할 수 있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판단하고 단죄할 때, 이 모습이 잘못되었음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인간이기에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에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구원의 길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를 이야기하십니다. 그러면서 주님께서는 구원의 길로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해주십니다.
첫째,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루카 21,8) 악에 속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루카 21,8) 죄를 따라가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이지요.
셋째, “무서워하지 마라.”(루카 21,9) 지금의 상황, 특히 어렵고 힘든 상황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넷째,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루카 21,9) 주님이라는 희망에 집중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끝이 아님을 깨닫고 기쁘게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구원의 길로 갈 수 없습니다. 주님 말씀을 기억하면서 구원의 길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나로 거듭나기 위해, 더 나은 삶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까지의 나, 지금까지의 삶과 이별하기 가장 좋은 날입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누군가를 신뢰하면, 그들도 너를 진심으로 대할 것이다. 누군가를 훌륭한 사람으로 대하면, 그들도 너에게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랄프 왈도 에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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