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주간 화요일
(이사야11.1-10.루카10.21-24)
천국은 세상 모든 사람들을 형제로 받아들이는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이스라엘 백성이 그토록 궁금해했던 하느님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는 예수님의 육화강생을 통해 온 천하에 명명백백하게 드러났습니다. 또한 하느님 나라가 어떤 곳인지는 예수님의 공생활 기간을 통해 명확히 밝혀졌습니다.
성경 말씀에 따르면 하느님 나라는 그 누구도 천상잔치에 소외되거나 차별대우 받지 않는 공평한 곳입니다. 하느님의 풍요로운 자비와 축복이 폭포수처럼 흘러넘치는 곳입니다. 더 이상 고통도 슬픔도, 눈물도 울부짖음도 없는 기쁨의 장소입니다.
언젠가 한 수녀원 본원 부활 성야 미사에 참석했을 때였습니다. 참으로 잘 준비된 전례였습니다. 모든 성가는 장중한 그레고리안 성가였습니다. 빛의 예식에 이어, 말씀의 전례가 시작되었는데, 일곱 개 독서를 모두 봉독했고, 독서 끝에는 어김없이 아름다운 성가가 울려 퍼졌습니다.
사제석에 앉아 있는데, 제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하느님 나라는 이런 곳이겠지. 성삼위께서 중심에 자리하시고, 성모님을 비롯한 천상의 성인성녀들과 천사들이 둘러 계시고, 거룩한 무리에 든 사람들과 함께 끝도 없이 말씀이 선포되고, 찬가가 울려 퍼지고..
그러니 지상에서 거룩한 전례에 익숙해지지 않은 사람들, 그저 세상 좋은 것들에만 혈안이 되어 있던 사람들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거룩한 천상잔치 그 자체가 별 의미가 없겠구나, 정말 지루하겠구나, 거기 있는 그 자체가 지옥이겠구나. 그러니 지상에 있을 때부터 거룩한 전례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해야겠구나...
오늘 이사야 예언자 역시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살짝 설명해주십니다.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 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리라.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이사야 예언서 11장 6~8절)
보십시오. 혼자만, 자기 가족만 잘 먹고 잘 살겠다고 그 어떤 편법을 써서라도 목숨 걸고 돈을 모으는 사람들, 독식(獨食)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천국에 없을 것입니다. 틈만 나면 분노하고 무력을 일삼으며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사람들은 더 이상 그곳에 없을 것입니다.
천국은 세상 모든 사람들을 형제로 받아들이는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 침묵 속에 헌신하는 사랑의 봉사자들의 몫입니다.
-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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