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9주간 토요일
(에페4.7-16.루카13.1-9)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다."
동남아시아에 주로 분포하는 ‘네펜데스’라는 아름다운 꽃이 있습니다. 이 꽃은 조롱박처럼 생긴 특이한 모양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꽃과 완전히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주로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식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꽃이 움직일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다른 꽃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움직이지 못하는 꽃이 어떻게 움직이는 벌레를 잡아 먹을 수 있을까요?
꽃 입구에는 꿀 비슷한 액체가 묻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달콤한 냄새가 나기에 많은 벌레가 스스로 몰려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꿀 비슷한 액체를 먹는 순간, 여기에 들어있는 마취 성분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꽃 안쪽으로 미끄러지게 됩니다.
꽃은 이때 꽃 문을 닫고 독한 소화액을 내뿜어 곤충을 녹여서 소화한다고 하네요. 또 꽃 안에는 촘촘한 가시가 돋아있어 한 번 빠지면 절대로 빠져나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꽃의 달콤한 유혹이 우리 인간에게 다가오는 많은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유혹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유혹은 왜 이렇게 달콤한지 모르겠습니다. 행복할 것 같고, 많은 이득을 얻을 것 같고, 남들로부터 부러움을 받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보다는 순간의 만족에 그치고 말지요. 오히려 죄의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해서 더 힘든 시간을 겪게 됩니다.
사람들이 총독 빌라도가 성전에서 제물을 바치고 있는 갈릴래아 사람을 학살해서 제단에 그들의 피가 낭자했던 끔찍한 사건을 예수님께 말합니다. 그런데 끔찍한 변을 당한 갈릴래아 사람이 안 됐다는 동정보다도 그들의 사람들은 죄 때문에 이런 불행을 당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이 죄의 값으로 받는 하느님의 징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같은 죄를 지은 같은 동네 다른 갈릴래아 사람들이 무사했던 점을 들어서, 그리고 실로암 탑 공사로 죽은 사람 역시 도시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사람보다 악해서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십니다. 그러면서 강조하시는 것은 회개였습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정의의 하느님께서 언젠가는 징벌을 내리실 것입니다. 따라서 남의 죄를 탓하기보다는 자기 죄에 대한 참회의 기회로 삼고 회개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어서 전해주시는 쓸모없는 무화과나무처럼, 우리에게도 회개의 시간적 여유는 있습니다. 그러나 서둘러 회개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그날과 그때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많은 유혹을 물리치고 진정으로 주님께 향하는 회개의 삶을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지 않으면 마지막 순간에 크게 후회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어제의 비 때문에 오늘까지 젖어있지 말고, 내일의 비 때문에 오늘부터 우산을 펴지 마라(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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