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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진 세상

‘기억하지 않는 참사는 반복됩니다’ 10·29 희생자 추모 미사

  • ‘기억하지 않는 참사는 반복됩니다’ 10·29 희생자 추모 미사

가톨릭 수도자들이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미사'를 봉헌하기 앞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기억하지 않는 참사는 반복됩니다.”

한국 천주교 남자 수도회ㆍ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와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분과가 2월 28일 서울광장 이태원 분향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미사’를 봉헌하며, 진상 규명을 재차 촉구했다. 이날 미사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사제, 수도자, 평신도 150여 명이 참여했다.

김정대(예수회) 신부는 이날 미사에서 “기억하지 않는 참사는 반복되며, 기억한다는 의미는 진상조사와 책임자 사과, 처벌까지 이어지는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상실감으로 고통받는 유가족과 연대하기 위해 모인 시간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마음을 모아 미사를 봉헌하자”고 말했다.

박상훈(예수회) 신부는 강론 중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모든 형제들」을 인용하며, 사회환경과 생태환경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위협으로부터 막아내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회칙에 나온 루카 복음의 비유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를 “누가 이태원 희생자들의 이웃입니까”로 바꿔 설명하며 “희생자 옆에 서 있기로 결정한 우리 자신의 진심과 행동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참사에서 기억의 힘은 필수이며, 기억을 실행함으로써 우리는 행동한다”면서 “정의는 기억과 잊음의 두 과정이 만나는 곳에 있으며, 먼저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사죄해야만 분노와 아픔에서 벗어나며 최소한의 정의에 이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협의회 부대표인 희생자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 이정민씨는 “우리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