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중한 내친구 >
나는 강원도 시골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나와
공무원으로 일하는 저를 보고
친구들은 성공했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은
내 친구의 몫이다.
엄금순...
꽃집을 하는 그녀는
내 초등학교 동창이다.
12년 전 11월.
설레이는 마음으로
첫 동창회에 갔다.
반가운 얼굴 사이에 금순이도 있었다.
맑은 미소와 밝은 얼굴...
그러나 우연히 친구와 간
그녀의 집에는 남편이 누워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교통사고로
5년 넘게 식물인간 상태였다.
더욱 놀란 것은
금순이의 집에 함께 살고 있는
여섯 명의 장애우 어린이였다.
그 모습을 본 우리 동창들은
간간히 애들이 입던
옷을 가져다주곤 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그녀는 집을 팔고
인근 산속에 집을 지어 이사를 했다.
새 집에는 21명으로 늘어난
장애우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내 친구에게
엄마, 엄마 한다.
누워서 일어나지 못하는
6살짜리 어린아이도 있고,
3세에서 18세까지의
장애우 어린이들을
학교도 보내고
뒷바라지를 다 하는 내 친구.
한번은 동창회를 마치고
우르르 동창들이 몰려가보니
20여명 다 같이 모여
짜장밥을 먹고 있었다.
눈시울이 왜 그리 뜨거워졌는지...
얼마 전 지인들과
친구들이 그녀를 도와
7년이 넘게 지어온 집이
이제 겨우 완성되었다.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겨울을 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어려운 환경에서
어려운 사람을 키우면서도
전혀 내색도 않고 기쁨으로 감당하는
내 친구 엄금순 그녀를 난
진정한 성인(聖人)이라 부르고 싶다.
- 이경균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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