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의 창]
‘봉사·나눔’ 행복 창조의 원동력
지금 우리 사회는 21세기에 살면서 커다란 변화와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이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공동체 의식을 갖는 일입니다. 서로 믿고 돕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낙오자 없이 보다 나은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습니다.
참된 공동체 의식의 시작은 바로 자기부터 시작해서 이웃을 위한 사랑과 화합의 정신입니다. 이웃 사랑과 화합보다 더 위대한 가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갈등이 심각한 나라로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30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특히 지난 10년간 두 차례 경제위기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 등으로 국민들은 계층 간의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왜 우리사회는 사회통합을 부르짖고 있는가? 여기저기서 이야기들 하고 있습니다만 우리 사회뿐 아니라 전 인류의 문제로 UN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갈등이 심해지면 곧 분열과 연결되고 평화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 열분 중 여덟 분이 사회갈등이 10년 전보다 깊어졌다고 걱정하고 있으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발표에 의하면 “우리사회의 갈등 지수는 경제개발 협력기구(OECD)30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편”이며, 갈등으로 인한 사회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빈부격차의 증가, 중산층 감소 등 우리사회에 분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갈등을 줄이려면 여러 가지 측면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회 지도층의 진정성, 지속성 있는 나눔과 봉사의 모범이 아닐까요. 나눔과 봉사의 문화가 우리사회에 자리를 잡고 꽃을 피우려면 사회지도층, 그리고 경제적 상류층의 참여와 솔선수범이 필수적입니다. 이미 선진국 사례에서 돈, 권력, 명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도덕적 의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경험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양극화 현상에서 선진국에 비해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실천 수준이 크게 뒤지고, 전문적인 재능을 갖고도 나눌 줄 모르는 양상이 오늘날 큰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미 UN은 인류의 문제로 2001년 ‘세계자원봉사자의 해’를 선포한 바 있으며, 그 배경을 볼 때 자원봉사활동이 사실상 거의 모든 문명과 사회의 일부분임을 직시하고 자원봉사활동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임금을 받지 않으며, 봉사활동을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는 개인들의 활동으로서 이웃, 지역공동체, 전 사회의 복지를 위한 기여” 라고 인정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상호부조에서부터 위기와 구호대처, 분쟁해결과 빈곤퇴치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국경을 넘어선 양국 간 또는 국제적 프로그램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제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은 바로 자발적인 헌신에 기초한 자원봉사 운동의 절실한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자원봉사는 우리 사회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하느님의 말씀을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각자 달란트를 나누는 것도 큰 선교입니다.
우리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자원봉사활동은 물론이고 자원봉사자를 교육하고 관리하는 중간지도자의 양성도 매우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각 본당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여러분들의 뜨거운 헌신적 봉사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귀한 등불인 것이며, 그 등불 하나하나가 모여 질 때 타오르는 사랑의 횃불은 온누리를 밝게 비추게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번영과 행복은 자원봉사자의 진심어린 활동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자원봉사는 우리 사회변화의 단순한 한 부분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는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여야 합니다. 또한 시민사회와 대화함으로써 사회통합과 더 높은 사명감과 행복 창조의 원동력으로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첫 번째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에서도 교황님께서는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특별한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하시고, 젊은이들에게 이러한 광범위한 참여는 상호연대를 가르치고 물질적 도움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내어 주도록 가르치는 인생의 학교가 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60쪽)
- 윤석인(크리스티나·서울카리타스 자원봉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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