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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며 목 축일 샘-法頂

< 마음의 주인이 되라 >

< 마음의 주인이 되라 >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드는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 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들이 화를 내고

속상해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외부의 자극에서라기보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 데에

그 까닭이 있을 것이다.

정말 우리 마음이란

미묘하기 짝이 없다.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들이다가

한 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여유조차 없다.

그러한 마음을 돌이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고

옛 사람들은 말한 것이다.

- 법정스님 에세이집《무소유》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