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시인.
< 이제 와 우리 죽을 때 >
하느님 한 가지만 약속해 주셔요.
제 남은 길이 아무리 참혹해도
다 받아들이고 그 길을 따를 테니
제가 죽을 때 웃고 죽을 수 있게만 해 주셔요.
다른 거는 하나도 안 바랄게요.
그때가 언제라도 좋으니
˝저, 잘 놀다갑니다.˝
맑은 웃음으로 떠나게만 해 주셔요.
저도 제 사랑하는 이들께
삶의 겉돌기나 하는
약속 따윈 하지 않을 게요.
오직 한 가지만 다짐할게요.
우리 죽을 때
환한 웃음 지으며 떠나가자고
˝참 고마웠습니다. 저, 잘 놀다갑니다˝
그렇게 남은 하루하루
남김없이 불살라가자고.
- 박노해 시인
< 서시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시인
'본 고향 가는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음과 고통은 꼭 피해야할 악인가> (1) | 2023.10.31 |
---|---|
< 죽음과 고통은 꼭 피해야할 악인가 > (0) | 2023.08.30 |
<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 (0) | 2023.07.07 |
< 죽음에 대한 명언 > (1) | 2023.05.16 |
(3) 죽음! 극복할 수 있는 사건인가 (0) | 2023.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