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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서 왜 절해유?

<종이 한 장에 들어있는 것>

<종이 한 장에 들어있는 것>

당신이 만약 시인이라면

당신은 분명 이 한 장의 종이 안에서

구름이 흐르고 있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구름이 없으면 비가 없고,

비가 없으면 나무가 자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무가 없으면

우리는 종이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무가 없으면

우리는 종이를 만들 수 없습니다.

종이가 존재하려면

구름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만일 구름이 이곳에 없으면

이 종이도 여기에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구름과 종이가

서로 공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종이 안을 더욱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햇빛을 보게 됩니다.

햇빛이 그 안에 없다면

숲은 성장할 수 없습니다.

사실은 아무것도 자랄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햇빛이

종이 안에 있음을 봅니다.

종이와 햇빛은 서로 공존하고 있습니다.

또 계속 바라보면 우리는 그 나무를 베어

그것을 제재소로 운반해간 나무꾼을 봅니다.

그리고 우리는 밀가루를 봅니다.

그 나무꾼이 빵을 매일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음을 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그 빵을 만드는 밀가루

이 종이 안에서 봅니다.

그리고 그 나무꾼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 안에 있음을 봅니다.

우리가 이런 식으로 바라볼 때

이 모든 것이 없으면

이 한 장의 종이가

존재할 수 없음을 보게 됩니다.

더욱더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가 그 안에 있음을 봅니다.

그렇게 보는 것이 어렵지 않으니,

우리가 그 종이를 보고 있을 때

그 종이는 우리 지각의 일부인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과 내 마음이 이 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이 종이와 함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 있지 않은 것

하나도 지적할 수가 없습니다.

시간, 공간, 지구, 비

그리고 땅 속의 광물질,

햇빛, 구름, 강, 열,

그 모든 것이 이 종이와 공존합니다.

당신은 홀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모든 다른 것들과

공존해야만 합니다.

모든 다른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종이 한 장이 존재 하는 것입니다.

- 틱낫한 스님 < 공존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