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 하는 웃음 유머 속에서 찾아낸 ‘거룩한 하느님’
유머 타고 오신 하느님
임관빈(이레네오)
기쁜소식
국방부 정책실장 지낸 임관빈씨
신자로서 되새겨 보면 좋을
교리와 마음가짐 담은 책 출간
재미있는 이야기로 관심 끌고
신학적·인문학적 이야기와
저자의 경험담 함께 풀어
개인적 시련과 기도 통한 체험
4년 간 100여 권 읽으며 공부
하느님 사랑 알리는 데 기여하길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라고 하십니다. 그러자 나이 많은 사람부터 그 자리를 떠나갔는데, 한 중년 부인이 다소 머뭇거리며 정말 돌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이 그 부인을 보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돌을 들고 나오시면 어떡해요?”(136쪽)
자칫 복음을 희화화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이야기 뒤에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과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근거 자료가 짜임새 있게 펼쳐진다.
최근 출간된 「유머 타고 오신 하느님」은 가톨릭 신자로서 되새겨보면 좋을 교리와 마음가짐에 대해 이렇게 ‘풋’ 소리 내어 웃게 되는 유머로 관심을 끌어낸 뒤, 관련 성경 말씀과 신학적ㆍ인문학적 이야기, 저자의 경험담 등을 더해 재미와 감동, 메시지를 탄탄하게 전달한다.
그런데 저자의 이력이 눈에 띈다. 성직자나 수도자, 신학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그맨도 아니다. 육군참모차장, 국방대 총장, 국방부 정책실장 등을 역임하며 42년간 나라를 지킨 임관빈(이레네오) 예비역 육군 중장이 이 모든 걸 엮었다.
네 살 때부터 어머니 등에 업혀 성당에 다니기 시작한 그에게 신앙생활은 가장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은 늘 확고했고, 그 말씀에 따른 삶은 교회 밖 사회생활도 탄탄대로로 이끌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다가왔고,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시작했던 9일 기도를 통해 저자는 새로운 신앙생활의 기쁨을 찾게 됐다.
“뜻하지 않게 재판을 받게 됐고, 매듭을 잘 풀어주시라고 2018년 4월에 9일 기도를 시작했어요. 9일 기도가 그렇게 기쁘고 은혜롭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이런 시련을 그냥 주실 리가 없다, 틀림없이 하느님의 뜻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되돌아보니 제가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졌어요.
예전에는 하느님이 모든 것에 우선했는데, 장군 되고 제 책이 유명해지면서 옅어졌더라고요. 허울 좋은 일은 하는데, 내면의 신앙생활은 약해졌던 거죠. 그걸 깨닫고 펑펑 울었어요. 명예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에 청한 9일 기도였는데, 하느님을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시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지금까지도 2000일 넘게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메고 왔던 큼지막한 배낭에서 손때 묻은 여러 권의 책을 꺼냈다. 형광펜으로 그은 밑줄부터 빼곡하게 붙은 포스트잇까지, 얼핏 보면 수험생 참고서가 따로 없었다.
“묵주 기도는 예수님의 생애를 함께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결국 복음서를 다시 읽어봐야 해요. 또 기도를 하다 막히거나 궁금한 게 생기면 바로 관련 책을 찾아서 읽어보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저는 묵주 기도 할 때 한 시간이 걸려요. 그게 기쁘고 좋아요.(웃음)”
그렇게 9일 기도를 바치며 가톨릭과 관련된 100여 권의 책을 읽고 4년을 공부하던 어느 날, 하느님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너한테 글을 쓰는 탈렌트와 유머 감각을 주지 않았느냐. 그 능력으로 나를 세상에 알려라. 많은 사람이 나를 어렵고 따분하게 얘기하니, 재밌고 쉽게 만나게 해라’라는 메시지가 와닿았어요.
거룩한 하느님 얘기에 유머를 넣는 것이 우려되기도 했는데, 유머를 강조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를 보고 확신을 얻게 됐어요.”
책을 읽다 보면 신앙 관련은 물론이고 저자의 방대한 인문학적 소양과 만나게 된다. 그러고 보니 그의 전작 「성공하고 싶다면 오피던트가 되라」는 2만 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인 데다 최근 일본어로도 번역 출간됐다.
“독서를 좋아해요. 군대 서적도 많이 읽었고, 군인답지 않게 인문학적인 책도 많이 읽었어요. 생도 때부터 독서 노트를 만들어서 좋은 내용은 적어뒀고요. 그래서 인용할 문구가 많은 거죠. ‘오피던트(Offident)’는 ‘공부하는 장교’라는 뜻이에요.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군대를 만들려면 공부해야 하거든요.
신앙도 공부해야 되더라고요. 이제 제 나이 70이니까 인생을 이야기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하느님을 중심에 두고 살아왔더니 이른바 사회적인 성공도 했어요. 그냥 출세가 아니라 사람들과 어우러지고 존경받는 삶이요. 제가 얼마나 하느님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알리고 싶고, 이 책이 하느님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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