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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서 왜 절해유?

<하루살이 인생>

<하루살이 인생>

족제비 한 마리가 도로를 횡단하고 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데 위험하다.

어~어 하는 순간 족제비는 차에 치고 말았다.

음식을 물고 길을 지나던 참인데 마음이 찡하다.

족제비의 천도를 빌어주고 아픈 마음을 달랬다.

우리 인생도 어쩌면 저 족제비처럼

저렇게 가는 것인 줄도 모른다.

한 순간에 흔적 없이 떠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살아가는 것을 보면

천 년 만 년 살 것같이 욕심을 부린다.

족제비의 죽음이 생사의 깨우침을 준다.

모든 삶에서 집착하지 말라고.

그리고 비우고 살 아가라고….

어느 시인은 가뭄에 말라가는 풀에게도

“이 가뭄에 너희가 얼마나 목이 마르겠느냐”고

그 아픔을 달래주었다 한다.

이처럼 모든 생명은 고귀하다.

그래서 가장 큰 집착도 당연히 죽음인지도 모른다.

누구나 죽음을 목전에 두고 살지만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꿈에 빠져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내일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무한정 달린다.

하지만 어리석게도

지금까지 무한질주로 달려온 결과가

지금 현재임을 또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참 묘하다. 지 금껏 긴긴 고통을 달게 받았음에도

또 다시 꿈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말이다.

어디에도 미래의 존재는 없다.

다만 사람이 설정해 놓은 허상일 뿐인데….

오직 이 순간만이 사실이고

진실임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깨우치고 다짐한다.

이 순간에 삼세가 공존하고,

이 순간에 행불행이 공존하고,

이 순간에 生과 死가 함께 있다.

아무리 무서운 꿈도

그 꿈에서 깨어나면 아무 일도 아니듯,

우리 인생도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그 고통은 꿈으로 인해 있어지는

현상임을 빨리 깨우쳐야 겠다.

삶은 저 족제비처럼 한 순간에

이 세상과 하직 인사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니

이생의 모든 인연들에 걸림 없도록

오늘도 비우고 내일도 비우고

언제나 비우며 은혜롭게 살아야겠다.

- 박종락 원불교 교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