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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福音 묵상

오늘 우리 사목자들에게 참으로 필요한 덕목이 너그러움이요 관대함이요 포용력입니다!

사순 제4주간 월요일(요한4.43-54)
오늘 우리 사목자들에게 참으로 필요한 덕목이 너그러움이요 관대함이요 포용력입니다!
여기저기 사순 특강을 다니면서, 참으로 은혜로운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다들 현재 한국 가톨릭교회가 위기 상황이다, 위험을 알리는 비상벨이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다고 걱정합니다만, 저는 마냥 비관적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이유는? 아직도 소리소문없이 착한 목자로서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목자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눈만 뜨면 본당 활성화를 위해 노심초사하시는 신부님들이 계십니다.
교우들이 내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고, 수시로 찾고 싶은 본당을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시는 신부님, 교우들의 영성 생활 증진을 위해 큰 투자를 아끼지 않는 신부님들을 뵈면서, 아직 우리 교회에 희망이 있음을 확신했습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진정한 착한 목자의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를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예수님에게 있어 당신 고향 갈릴래아, 그리고 나자렛은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습니다.
예수님 입장에서 당신에 성장하신 고향이었기에 다른 그 어떤 고장보다 마음이 쓰이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신경을 쓰셨습니다. 그러나 고향 사람들은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오겠느냐?”며 개무시했습니다.
제가 예수님 입장이었다면, 아무리 고향이라 할지라도 당신을 무시하고 홀대하는 고향이라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포기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수모와 배척에도 불구하고 다시 고향을 찾습니다. 그리고 죽어가는 아들 때문에 상심이 컸던 왕실 관리에게 큰 은총을 베푸셨습니다.
배신과 배척, 홀대와 거부에도 불구하고 착한 목자 예수님께서는 고향 마을 사람들에게 불벼락을 내리지 않습니다. 큰마음으로 용서하시고, 그들에게 또다시 큰 사랑과 자비를 베푸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목자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덕목입니다. 교우들 가운데는 참으로 다양한 유형이 있습니다. 본당 사목에 호의적이고 적극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발목을 잡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노골적으로 반대의 깃발을 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 사목자들에게 필요한 덕목이 너그러움이요 관대함이요 포용력입니다. 나와 전혀 다른 의견을 지니고 있다 할지라도,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넉넉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잘 맞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잘 맞지 않는 사람들과도 함께 어울려 나아갈 수 있는 큰 마음, 큰 사랑이 필요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