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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삶(이웃사랑)

(1) ‘결혼은 축복인가? 멍에인가?

송영오 신부의 사랑의 둥지 행복의 열쇠

(1) ‘결혼은 축복인가? 멍에인가?

“화목한 가정 저절로 이루어질 수 없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의 노력·희생 전제하고 부족한 부분 채우며 자녀 통해 새로이 완성

▲ 송영오 신부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

이번 주부터 송영오 신부(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가 풀어주는 ‘사랑의 둥지 행복의 열쇠’가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신자 가정 안에서조차 각종 가정문제, 특히 가정의 구심점인 부부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교회가 가르치는 가정 지침들을 실천하는 노력은 더욱 절실히 요청됩니다. 새 기획연재물‘사랑의 둥지 행복의 열쇠’에서는 가족과의 관계 안에서, 일상생활 안에서‘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궁금해 하던 해답을 보다 쉽게 알려드립니다. 가족이 함께 기도하는 가정,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행복을 일구는 성가정을 이루는데 큰 도움 얻으시길 바랍니다.

하루에 893쌍의 젊은이들이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고 부부로서의 혼인서약과 함께 가정을 시작한다. 내 인생의 반려자로서 나의 ‘짝’이 맞는지 무수한 고민 끝에 후회 없을 선택을 하고 인생의 가장 화려한 주인공이 되어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는다. 두 손을 꼭 부여잡고 앞으로의 인생에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쳐도 우리의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리라는 결심으로 신혼여행길에 오른다. 세상에 그 누구도 부러울 것이 없는 행복한 연인들로 인생을 설계하고 미래를 행한 결심과 다짐으로 충만한 가정을 시작한다. 그러나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은 절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정의 행복은 부부간의 부단한 노력과 서로를 향한 희생과 배려가 전제되어야 한다.

30년 동안 서로 다른 가정에서 살아온 남녀가 부부로서 가정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른 사람들이 부부로서 연(緣)을 맺고 한집에서 한솥밥을 먹고 한 이불을 덮으며 함께 숨 쉬고 살아간다는 것이 그저 생각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 이해해주리라는 서로의 기대가 무너지고 실망과 좌절로, 때로는 가족들의 건강 때문에, 때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때로는 형제간의 불화로 보이지 않는 눈물을 흘리는 때도 많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결혼하지 않고 혼자서 사는 것이 낫지 않는가?’하는 후회와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선택을 위해 돌아가려는 생각들로 요즘 세상은 복잡하다. 사랑과 배신, 결혼과 독신, 이혼과 재혼…. 결국 모든 것이 ‘어떤 짝을 찾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달려 있다.

만일 결혼이 서로에게 힘든 멍에를 씌우는 것이라면 인간의 역사 안에서 다르게 변화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도 숱한 젊은이들이 결혼으로 맺어진다는 것은 인간은 결혼을 통해 부족한 서로를 완성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을 ‘유쾌한 멍에’라고 표현을 한다. 서로를 위해 다른 모든 것의 선택을 포기하는 멍에를 즐거이 선택하며 자녀를 통하여 새로이 완성되어 가는 것이 창조주 하느님의 뜻이요, 인간의 본질이다.

결혼은 분명한 축복이다. 그래서 “내 뼈의 뼈요, 내 살의 살이다”라고 하와의 탄생에 그렇게 감탄하며 지아비와 지어미로서 삶을 사는 것이다.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서 한 몸이 되는”(창세2,24) 하느님의 결혼의 축복이 저주가 되어가는 오늘날 혼인과 가정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진정한 부부로서 행복한 가정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아보아야 하겠다.(2011.12월 기고 글)

- 송영오 신부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