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빚 >
우리는 내가 받은 사랑,
내가 먹은 밥,
내가 받은 기쁨,
내가 받은 빚을 도로 갚으며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은혜를 모르면
사람이 아니듯이,
자기가 진 빚을
갚으려 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이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바오로는 로마서 13장 8절에서
우리가 아무리 해도
다할 수 없는 의무가 있는데,
그것은 사랑의 의무(빚)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피차 서로에게
사랑의 빚을 갚으며
살아야 할 존재라는 것이지요.
우리는 늘 빚진 마음 때문에
누군가에게
무엇을 나누어주고 싶고,
내어주고 싶어서
본능적으로 그 빚을
갚으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드러나는
사랑이라는 것은
내가 진 빚을 갚고자 하는
근원적 힘이 아닐까요.
우리가 누군가에게
갚아야 할 빚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 우리가 사랑할 것이
남아 있다는 것이요,
아직 그 사랑의 빚을
갚아야 하기에
더 아름답게 살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빚진 인생이라는 걸 알고
그 빚이 남아 있음에
감사할 수 있는
인생은 행복합니다.
그에게는 아직 사랑할 힘이
남아 있다는 것니까요.
- 채희동<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