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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진 세상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란 무엇인가>

어린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정치가 뭐예요?” 아버지가 대답했다.

“음, 정치는 말이다.

우리 가족을 예로 한 번 들어볼까?

아빠는 돈을 벌어오지?

그러니까 자본주의라고 부르도록 하자.

아빠가 벌어온 돈을 엄마가 관리하니까

엄마는 정부라고 할 수 있지.

아빠와 엄마는 오로지

너를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네가 바로 국민이지.

또 우리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 누나는 노동자이고,

아직 귀저기 차고 있는 네 어린동생은

우리집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단다.”

아들은 무슨 말인지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아들은 기저귀에 실례를 하고 울어대는

동생 때문에 잠에서 깨고 말았다.

아들은 동생의 기저귀를 확인하고는

안방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지만

엄마는 깊은 잠에 빠져버린 나머지 깨어나지 않았다.

아들은 할 수 없이

가정부 누나의 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가정부 누나는 무슨 일인지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았다.

아들은 할 수 없이 자기 방으로 돌아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아침,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었다.

“그래 어젯밤 정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니?”

그러자 아들이 대답했다.

“네.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정치란 자본주의가 노동자를 농락하는 동안

정부는 못 본 척 눈감고, 국민은 완전히 무시당하고,

미래는 똥으로 뒤범벅이 되는 거예요.”

나치의 어용학자 칼 슈미트는 정치란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반면에 나치에 의해 핍박받았던 한나 아렌트는

정치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인간의 행위’라고 했습니다.

프랑스 정치학자 뒤 베르제는

“칼로 싸울 것을 말로 싸우도록 바꾸는 것”이

정치라고 했습니다.

최근에 정치학에서는 기능적 측면을 중시해

욕망은 무한한데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 현실에서

사회적 가치의 배분을 어떻게 권위적으로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정치를 싫어한다고 말하는 그 자체가

정치적 발언임을 아는지 모르는지도 모르고

정치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

우리들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글 문병하 목사(양주 덕정감리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