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어먹을 세상 >
나는 부모님의 몸을 빌어
세상에 왔다.
세상에 와 보니
빌어먹을 세상이다.
나라는 존재가
다른 존재를 빌지 않고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세상이다.
말 그대로
빌어먹을 세상이다.
아마 그래서
부처님도 예수님도
빌어먹고
사셨는가 보다.
아마 그래서
두 분 모두
비는 법을
가르쳐 주셨나보다.
내 눈깔로
세상을 보는 것 같지만
가만 보면
결국 다른 이의
눈을 빌어
세상을 보고 있다.
사는 게 빌어먹고
빌어 보는 것이라는 걸
알면
절로 감사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절을 한다.
내게 자신의 존재를
빌려준 존재들에게
절로 감사함을 표한다.
진짜
빌어먹을 세상이다.
그러니
늘 깨어 빌어야 할 일이다.
두 손 모아 빌고 빌어
절로 감사한다.
- <성요셉성물 제작소> 이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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