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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福音 묵상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

연중 제7주간 토요일

(야고5.13-20.마르10.13-16)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

 

저희 본당에는 다른 성당과 달리 아이들이 많습니다. 어린이 미사 때 120~130명의 아이가 나와서 열심히 미사에 참석합니다. 노래도 정말 크게 부르고, 율동도 얼마나 예쁘게 하는지 모릅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이 미사 시간이 성인 미사 시간보다 더 깁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열심히 그리고 너무 재미있다면서 미사에 임합니다.

저의 역량인 것처럼 생각하실 것 같아서 미리 말씀드리면, 저와 아이들의 나이 차가 자그마치 40년이 넘습니다. 또 제가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결국 저의 능력이 아닌, 아이들 스스로 집중해서 그런 미사를 봉헌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면 태도가 180도 바뀝니다. 성가는 전혀 부르지 않고, 기도 손 하는 친구는 이제 찾기 힘듭니다. 청소년들은 말합니다. 미사가 너무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말입니다. 분명히 이 아이들도 어린이 미사 때는 열심히 했고 또 재미있어했는데 말이지요. 똑같은 미사인데 과거에는 재미있고, 현재는 재미없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재미가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재미에 너무 중독된 것입니다. 모든 중독성 물질이 그러하듯 재미에 대해서도 내성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재미있었던 일에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어떤 학자는 재미와 즐거움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이를 느끼는 감각을 잃어버렸다고 말합니다.

미사에 흥미를 잃었으면 더 집중해야 가능했습니다. 더 집중해서 예수님의 사랑을 볼 수 있어야 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 너머를 볼 수 있는 것이 ‘감각’인데, 이 감각이 바로 믿음이 아닐까요? 주님께 대한 믿음에 집중할 때 예수님이 보이고 예수님께 주시는 사랑을 통해 더 큰 기쁨과 행복을 체험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아이들의 이 감각을 말씀하십니다. 순수한 마음, 작은 것에서도 감탄하는 마음, 무조건 의지하는 마음을 이야기하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나라는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의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풍요와 편안함만을 추구하면 절대로 믿음의 감각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천천히 걸으면 편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계속 뛰어다닙니다. 뛰어다니는 것이 더 재미있고 신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편하고 쉬운 것만을 추구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을 향해 순수한 마음으로 신나게 뛰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믿음의 감각이 사라졌다 싶을 때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오늘의 명언: 탁월함은 습관에서 나온다고 했다(아리스토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