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1주일
(에제 17,22-24.2코린 5,6-10.마르 4,26-34)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사회 안에서 높은 인지도가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들은 의사, 선생님, 운동선수, 정치인, 판사, 변호사 등 자기 분야에서 그래도 꽤 알려진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얼마나 성공했다고 답변했을까요? 대부분이 성공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성공은 아주 먼 미래에 있다’라는 식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들은 아직도 성공을 갈망하고 있고, 아직도 이 성공을 좇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족하지 못함으로 인해 불행한 사람으로 살 수도 있습니다. 즉,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누리고 있는 것에 관한 감사함이 있어야 행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달 말에,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께서 제가 있는 본당을 방문하셨습니다. 본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비롯한 각종 성물이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신 것입니다. 스테인드글라스, 십자가, 십자가의 길 등을 보시면서 계속 감탄하셨습니다. 1시간 정도만 머무르신다고 했는데, 2시간 넘게 머무시면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곳 본당 신자들은 너무 좋겠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성물이 있고, 또 멋진 성당에서 신앙생활을 하시니까요.”
이 말씀을 들으면서, 이런 마음으로 신앙생활 하는 분이 얼마나 많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미사 끝나기도 전에 성당 문을 나서며 돌아가시는 분들이 떠올려지면서, 누군가는 부러워하며 오래 머무는 곳이 누군가에게는 빨리 떠나고 싶은 장소가 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의 내용처럼,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보기보다는 불평불만의 마음으로 보기에 만족하지도 또 감사하지도 못했던 것이 아닐까요?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하십니다. 이 나라는 인간의 활동이 아니라 하느님의 활동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싹이 터서 자랍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지 못합니다.
씨는 마치 저절로 자라는 것처럼 싹이 트고 줄기가 생기고 잎이 자라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습니다. 또 이 하느님 나라를 겨자씨에 비유하시면서 풍요로움을 말씀하십니다. 작은 겨자씨가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새들이 그늘을 찾아올 정도입니다.
이런 하느님 나라가 우리 마음 안에 이미 와 있습니다. 문제는 이 완벽한 하느님 나라가 이미 우리 안에 뿌려졌는데,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세히 보지 못하고 오래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상에 묻혀 바쁘게 사느라 하느님 나라를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활동을 자세히 보고 오래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만족과 감사함을 갖게 될 것입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오늘의 명언: 현자는 삶에 대해 생각하지,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스피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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