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1서의 말씀 4,7-16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11,19-27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믿는 이들은 그 믿음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이 땅에서 이미 소유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성녀 마르타와 마리아와 성 라자로를 기념하며, 복음을 통해 부활의 믿음에 대한 초대를 받습니다.
그것은 '나는 안다'에서 '나는 믿는다'로의 초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빠 라자로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는 마르타와 마리아에게 찾아오십니다.
그러자 마르타가 집 밖으로 뛰쳐나와 예수님께 말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요한 11,21)
이 인사말에는 예수님께 대한 마르타의 원망과 섭섭함이 묻어납니다.
그래서 오빠가 죽은 이유가 예수님이 여기에 계시지 않은 까닭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그럴 법도 할 것입니다.
임종 때에도, 장례식 때에도 오시지 않고 사흘이 지나서 이제야 찾아오시는 예수님이 섭섭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마르타는 마치 떼를 쓰듯이 하느님의 권능을 알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주님께서 청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들어주신다는 것을 저는 지금도 알고 있습니다.”
(요한 11,22)
그러나 그분의 권능을 ‘알고 있다’고 고백할 뿐, ‘믿는다’고 고백하지는 않습니다.
곧 예수님께서 그렇게 해주실 수 있는 분이심을 '압니다'(οιδα)라고 고백하지만, 예수님께서 그렇게 해주실 것을 '믿습니다'(πιστιω)라고 고백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요한 11,23)
그러나 마르타는 여전히 “마지막 날 부활 때에 오빠도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요한 11,23) 하고, 또 다시 '압니다'라고 고백할 뿐, 여전히 '믿습니다'라고 고백하지는 않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에게 부활에 대한 믿음을 일깨우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요한 11,26)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내가 부활과 생명을 너에게 준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너는 이것을 믿느냐?”고 물으십니다.
이는 믿을 때라야 그 믿음 안에서 부활과 생명이 부여된다는 말씀입니다.
곧 부활과 생명은 믿는 이에게 주어진다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믿는 이들은 그 믿음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이 땅에서 이미 소유하게 됩니다.
믿는 이들은 비록 이 땅에서는 육체적인 죽음을 겪을지라도, 그 생명은 영원히 죽지 않게 됩니다.
마침내 마르타는 믿음을 고백합니다.
“예,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있는 메시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요한 11,27)
그렇게 하여 마르타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사랑을 알게 되었고 또 믿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라자로의 무덤 앞에서 믿음에 대한 확증을 일깨워줍니다.
“네가 믿으면 하느님의 영광을 보리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요한 11,40)
오늘 독서에서도 요한 사도는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사랑을 우리는 알게 되었고 또 믿게 되었습니다.”
(1요한 4,16)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요한 11,26)
주님!
제 생명이 죽고, 당신 생명이 피어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 안에 살아계신 당신 생명을 보게 하소서!
제가 사라지고 당신이 드러나게 하소서!
당신의 생명을 살게 하소서!
제가 믿음으로 당신의 영광을 보리이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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