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번뇌 많은 삶이다.
겪을 만큼 겪지 않고
번뇌를 넘는 방법은 없다.
번뇌와 괴로움을 떠밀지 말고
오냐 오냐 하며 다 받아들이며
또 한편으로는
해야 할 일을 하는 수밖엔 없다.
웃을 때 웃고 즐길 때 즐기며,
어쩔 수 없이
고통의 제물을 많이 바치는 삶이
참으로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까닭은 역시 신비이리라.
즐거움은 날아가 버리고
슬픔은 남아 가라앉는다.
해학이 잘 나오면 어지간하다.
틈틈이 정성으로 빚은 황홀만은
주변에 뿌릴 일이다.
남이 주는 황홀은
고맙게 받아먹을 일이다.
슬프고도 황홀한 삶이다.
- 성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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