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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福音 묵상

[연중 제31주일]

[연중 제31주일]

(신명6.2-6.히브7.23-28.마르12.28ㄱㄷ-34)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되는 사랑의 이중 계명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사랑은 내가 중심이기를 멈추고, 상대가 나의 중심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자신을 향한 이기주의적 움직임을 포기하고, 다른 이를 향하여 내가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민범식, 『하느님 길만 걸으세요』, 156-165면 참조).

그래서 만일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가 나에게 있다면 그 사랑은 아직 성숙한 사랑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내가 기쁘기 때문에, 내가 충만해지기 때문에 그를 사랑한다면 아직도 내가 중심에 있고 그 사랑은 나를 향한 움직임입니다.

반면에 사랑하는 상대의 행복을 바라고, 상대의 완성을 위하여 기꺼이 나를 희생할 마음이 있다면, 진정으로 성숙한 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자신의 중심이 되고 자신이 상대를 향하여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온 생애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보여 주셨습니다.

당신보다 하느님께서 먼저이시고, 이웃이 먼저이셨습니다.

예수님의 모든 행적은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고,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십자가에서 당신을 바치신 것은 참으로 하느님과 인간을 위하여 자신을 기꺼이 포기하신 ‘너-중심적 사랑’의 행위였습니다.

이것은 분명 자신의 행복이 아니라, 상대의 행복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진정한 사랑 안에서는 상대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 됩니다.

상대가 불행해야 내가 행복할 수 있고, 상대가 행복하면 내가 불행해진다는 사고로는 이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상대가 중심이 되는 진정한 사랑 안에서 아주 쉽게 이해되는 놀라운 신비입니다.

하느님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되고, 이웃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라 여기는 사랑이 우리 안에 깊게 자리하기를 주님께 청합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