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석 교수 “정의는 사랑으로 완성돼야”

“정의만 갖고 내가 옳으냐, 네가 옳으냐 따지면 형제나 동료 간에도 싸우게 됩니다. 그래서 ‘정의는 사랑으로 완성돼야 한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교 핵심입니다. 정의는 정의대로 지키면서, 그 위에 사랑을 두는 것. 저는 이게 정말 좋은 사회를 만드는 길이라고 봐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영상] 김형석 교수의 가톨릭서울법조회, 그리스도교 선배 신앙인 초청 강연회 - YouTube
거의 한 세기를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온 ‘선배 신앙인’의 조언에 가톨릭 법조인들은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톨릭서울법조회(회장 봉욱)가 2일 서울 서초평화빌딩 성당에 마련한 김형석(105)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강연 모습이다. 「그리스도인으로 백년을」이란 책을 펴내기도 한 김 교수는 14살부터 신앙생활을 이어온 개신교 신자다. 가톨릭서울법조회는 형제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과 삶에 대한 가르침을 얻고자 그를 초청했다.
김 교수는 사랑으로 정의를 완성한 그리스도인 법조인의 모범으로 고 김홍섭(바오로, 1915~1965) 판사를 제시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김 판사는 모든 삶을 신앙 안에 두고 법과 양심에 따라 살아 ‘사도법관’이란 칭호를 얻었다. 특히 사형수에게 깊은 사랑을 쏟아 ‘사형수들의 아버지’라고도 불린 그는 자신이 사형선고를 내린 사형수를 직접 찾아 용서를 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교회는 하늘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모체로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조치대학 동문이었던 고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을 거론한 그는 “김 추기경은 ‘사회가 교회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줬다”며 “교회 목적은 교회 자체가 아니라 사회에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할 일꾼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사 시절 제자였던 고 정진석(1931~2021) 추기경을 비롯한 가톨릭 사제·신자와의 친교도 언급하며 “교회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선포하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목적”이라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또 “신앙에는 나이가 없다. 예수님 생각을 따르게 되면 끝까지 성장하는 것이 신앙”이라며 “성장하는 사람은 늙지 않으므로 가장 오래 살 수 있게 하는 힘이 곧 신앙”이라고 말했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가톨릭서울법조회 강연을 마친 뒤 회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왼쪽)가 가톨릭서울법조회 강연에서 105세 생일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가운데는 법조회장 봉욱 변호사.
예비 법조인으로 강연에 참석한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가톨릭학생회 ‘법톨릭’ 회원 신인호(메토디오, 2학년)씨는 “정의가 사랑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씀이 마음 깊이 남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신앙 안에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가톨릭서울법조회장 봉욱(바오로) 변호사는 이날 105세 생일을 맞은 김 교수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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