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간 월요일
(묵시1-4.5ㄴ.2.1-5ㄱ.루카18.35-43)
< 예리코의 소경 이야기 >
오늘부터 두 주간에 걸쳐 제1독서로 요한 묵시록을 읽습니다.
유사 종교에서 그릇된 해석으로 혼란을 일으키고는 하는
요한 묵시록은 과연 어떤 책일까요? 요한 묵시록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 책이 어떤 ‘문학 유형’인지 파악한 다음 그에 맞추어 읽어야 합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는 뉴스, 드라마,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가 있습니다.
뉴스는 정확한 사실을 전달해야 하고, 드라마는 허구의 내용으로 시청자에게
감동과 공감을 끌어내며, 코미디는 과장된 방식으로 웃음을 유발합니다.
각각의 프로그램을 제대로 시청하려면,
우리는 각각의 장르마다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올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한 묵시록은 ‘묵시 문학’이라는 특별한 문학 유형으로 집필된 책입니다.
묵시 문학은 악의 세력으로 표상되는 신앙의 박해, 세상 권력,
하느님과 반대되는 가치가 현실에서 득세함으로써
독자가 절망의 상황에 놓여 있음을 전제합니다.
이러한 구체적 상황에도 역사의 주관자이시며 심판자이신
하느님께서 ‘마지막 때’ 곧 종말에 악의 세력을 심판하시고
승리하실 것이라는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그 결과, 묵시 문학은 근본적으로 위로의 메시지이며,
독자들이 고통받는 현실을 꿋꿋이 견뎌 내며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
한편 묵시 문학은 환시, 상징적 숫자와 짐승,
우주적 재앙 같이 추상적이고 모호해 보이는 상징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묵시 문학은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놓습니다.
그러나 묵시 문학을 마치 미래를 점치거나
길흉화복을 알려 주는 책으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유사 종교에서 그러하듯 요한 묵시록을 잘못 이해한다면,
신자들은 구원의 길이 아닌 혼돈과 파멸의 길로 이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상우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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