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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 신앙의 나그네 길

< 깨어 있는 영혼 >​

< 깨어 있는 영혼 >

내 인생은 누구의 것입니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당신은 뭐라고 답하겠습니까? 당연히 내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얽매여 살지는 않았는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자전거를 처음 탈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자전거는 바퀴가 두 개뿐이어서 저 홀로 설 수 없고 페달을 돌려야만 넘어지지 않습니다. 누군가 뒤에서 잡아주면 넘어지지 않고 달릴 수 있고 잡아주던 사람이 손을 놓아도 놓은 줄 모르면 한참을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혼자 달린다는 걸 아는 순간 놀라 넘어지게 됩니다.

다치는 게 두려워 계속 의지한다면 그 사람은 결코 자전거를 탈 수 없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혼과 육신의 두 바퀴를 굴리며 저 너른 세상을 달려가려면 자기 인생은 자신이 조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으려면 쓰러지는 쪽으로 핸들을 적절히 둘려야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많이 돌려서도 적게 돌려서도 안 됩니다. 자신의 몸과 자전거가 균형을 유지할 만큼만 돌려야 합니다.

인생 또한 그렇습니다. 힘들 때는 힘든 쪽으로 집중하고, 고통스러울 땐 고통스러운 쪽을 살피고, 사랑할 때는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고, 시험 볼 때는 공부에 치중하고, 병들었을 때는 치료에 정성을 다하고, 갈등에 싸였을 때는 얽힌 타래를 풀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개인의 자존심이 높아지면 좌우가 두루 편안해집니다. 민족과 국가의 자존심이 높아지면 인류애가 두루 통용되어 세상이 평화로워집니다. 우리의 자존심을 드높이자는 것은 결국 내 영혼을 흔들어 깨워서 나와 이웃과 세상이 화평하고 서로 보탬이 되자는 뜻입니다.

ㅡ자존심은 스스로 존엄하다는 걸 인정하고, 자신이 존귀하듯 나 아닌 다른 모든 것도 소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자신만을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은 자만심입니다.

ㅡ 세상의 중심은 누구입니까? 바로 당신이어야 합니다. 그 자존심이 곧 당신의 영혼입니다. 자존심에 상처가 생기고 일그러지면 주눅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주눅이 들었다는 것은 영혼이 누워 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든 당신의 영혼에 누워 있으라 한 적 없고 주눅 든 채 살라고 명한 적 없습니다. 당신 스스로 주눅이 들고 누워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벌떡 일어서야 합니다. 영혼을 들쑤셔 깨워야 합니다. 초롱초롱한 영혼으로 천하를 살펴보는 큰 가슴을 가져야 합니다.

자존심은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기며 나 아닌 모든 것도 귀하게 여기고 행하는 것입니다. 나만 귀하다고 여기는 생각과 행실인 자만심과는 완연히 다릅니다.

사랑, 용서, 베풂, 희망이 모이면 곧 자존심이 됩니다. 그러므로 가장 사람다운 정신이 자존심입니다.

- 김홍신 <인생사용 설명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