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0주간 월요일
(에페4.32-5.8.루카13.10-17)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안식일일지라도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호박벌’이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개체를 가지고 있는 벌입니다. 몸이 털로 뒤덮여서 다른 벌들보다 인상이 동글동글해서 귀엽지요. 그런데 다른 벌과 비교해서 날개가 작고 몸집이 큽니다. 이 모습을 보고서 많은 학자가 의문을 가졌습니다. 호박벌의 몸은 비행에 적합한 구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호박벌이 나는 것은 물리 법칙에 어긋난다고 말합니다.
물리 법칙에 어긋나고, 날고 있는 것도 비효율적이지만 그래도 호박벌은 계속해서 날아다닙니다. 여기서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호박벌에게 누군가가 물리 법칙에 어긋나게 날고 있다고 말해준다면 어떨까요? 인간과 같은 생각을 한다면 호박벌은 날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인간은 남의 말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며, 그 말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게 되면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것처럼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포기하는 순간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순간,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가능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무시해야 할 것이 참 많습니다. 부정적인 말, 나의 발전을 반대하는 말들…. 모두 무시해야 할 말입니다.
무시할 것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따라야 할 것은 무조건 따르는 삶. 이것이 현명한 자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 자그마치 열여덟 해 동안이나 허리가 굽어 펼 수 없었던 여자를 만나십니다. 이런 병을 현대의학 용어로는 '척추 교착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프다고 하지요. 이 증세는 보통 40세 이후에 나타납니다. 따라서 복음에 나오는 여인은 60대 할머니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곁에 있어도 자비를 청하지도 않습니다. 포기상태였던 것이지요.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루카 13,12) 하시고 손을 얹으십니다. 이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병이 고쳐진다는 상징적인 표시로, 그래서 여자는 곧바로 하느님을 찬양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합니다. 안식일 법 위반이라며 회당장이 군중에게 말하지요.
십계명 3조,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라.’라는 계명을 어겼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을 살리는 일은 무엇보다 거룩한 일입니다. 동물도 살리기 위해 안식일에는 물을 먹이는데, 하물며 사람을 살리는 일이 왜 안식일 법 위반이 될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의 구원 업적이 이루어질 때마다 심한 반대가 따랐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어떤 경우에도 그 반대에 따르지 않았습니다.
죄인으로 만드는 말은 무시해야 할 말이었습니다. 또한 변화와 성장을 가로막는 말 역시 무시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거룩한 일에만 집중하면 그만입니다. 그때 불가능해 보이는 더 큰 일도 할 수 있습니다.
-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에서 -
중요한 것은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는 것이었다(윌리엄 서머셋 모옴).
'오늘의 福音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 > (0) | 2022.10.25 |
---|---|
< 내게 내일이 있으니 나는 오늘 위대합니다! > (0) | 2022.10.25 |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0) | 2022.10.24 |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0) | 2022.10.22 |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다." (0) | 2022.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