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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堂-감사 찬미 제사

우리는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계속 가야만 합니다!

사순 제2주일

(창세 12,1-4 . 2티모 1,8-10 .마태 17,1-9)

우리는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계속 가야만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단 가운데 핵심급이라고 할수 있는 제자 세명, 베드로, 야고보, 요한만을 데리고 타볼산으로 올라가십니다.

정상에 도달한 제자들은 잠시후 기상천외한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스승님의 얼굴과 분위기가 평소와는 완전 다른 모습, 거룩하고 태양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놀라움의 시작일뿐이었습니다. 잠시 후 전설로만 여겨왔던 신앙의 선조 아브라함 할아버지와 대 예언자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은 장차 이루어질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영광스러운 부활을 핵심 제자들에게 살짝 미리 보여준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 제자에게만 살짝 천국 문을 열어 보여준 사건이라고나 할까요.

그야말로 황홀경에 도취된 베드로 사도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마음과 더불어, 이 좋은 곳에서 저 위대하신 인물들과 함께 영원히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시끄럽고 복잡하고 아귀다툼의 산밑의 세상으로 내려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마태오 복음 17장 4절)

베드로의 제안에 예수님께서 어떻게 반응하셨는지에 대해서 마태오 복음 사가는 구체적으로 기술하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김승훈 마티아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생각은 베드로 사도의 생각과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무 놀라서 반쯤 얼이 빠진 제자들을 어루만지시며,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어서들 일어나거라. 우리는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황홀한 산 위 풍경을 뒤로한 채, 다시금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이루어질 수난을 향한 여행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어리석은 베드로 사도의 표현을 통해 어찌 그리도 우리들의 생각과 흡사한지 놀랄 지경입니다. 우리 역시 얼마나 부족한 존재입니까? 주님의 뜻을 따르는 데는 너무나 게으르고, 잠시 편안하기만 하면 그냥 그곳에서 주저앉고 맙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아직 멀고도 멉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한 우리는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계속 가야만 합니다. 중간에 힘들다고 주저앉아 버리면 우리는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없습니다.

편하고 안락한 길을 찾는다면 우리는 주님 십자가의 신비를 깨닫지 못한 사람이 될 것이고, 주님 십자가와 원수로 살게 될 것 입니다.(김승훈 신부, 당신께서 다 아십니다, 빛두레 참조)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