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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女 마더 데레사 님

<얇은 천을 두른 한 바라문 교도>

<얇은 천을 두른 한 바라문 교도>

프란체스코 로쏘 기자는 칼리 신전과 마더 데레사의 수용시설을 방문하고

다음과 같은 기사를 썼다.

"쓰러질 듯한 집 사이에 자리한 파괴의 여신 칼리 신전은 숭배하러 온 무리들과 심술궂은 여신을 달래고자 꽃과 돈과 피를 봉헌하러 달려온 버림받은 이들에게 사뭇 위압적이다.

섬뜩한 하얀 눈, 봉헌된 희생물의 피를 핥기 위한 색깔의 혀, 온통 검은 색깔의 칼리 신상에서는 냉소가 배어 나온다.

매일 아침마다 검은 새끼 염소가 신전 앞에서 싫다는 듯 종종걸음을 치고,

사제는 그 목에 칼을 씌워 잘라 버린다. 흘러내리는 피를 잔에 담아 행렬을 지어 여신의 신상에 갖다 놓는다....

우아한 사리를 입고 오른쪽 코에 번쩍거리는 커다란 코걸이를 한 여자들이

진홍색 목걸이와 향초 그리고 조금 뒤에 칼리 신상 앞에 놓아둘 쌀 한줌을 샀다.

이마에 카스트제도의 신기한 표시들과 백묵으로 선을 긋고 암소의 배설물로

줄무늬 칠을 하고 얇은 천을 몸에 두른 한 바라문교도가 나를 안내하였다.

구토를 할 것 같아 신전에서 나와 산책을 한 다음 버림받은 이들이 몰려드는 집으로 마더 데레사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로 자신들의

절망스런 처지를 위로받았던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떠날 생각을 아얘 하지 않았다."

마더 데레사는 자리에 없었다.

그녀는 로우어 써큘러 로드에서 굶주림과 나병에 맞서 싸우고자 마련한 집에 가 있었다.

그러나 콜로니아 출신의 젊은 독일 엔지니어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훌륭한 경력을 고향에 벗어던지고 이곳 캘커타에 왔다.

기자가 들어갔을 때 젊은 독일인은 오랜 굶주림으로 기진맥진해 있는 한 사람을 향해 몸을 수그린 채 그 불쌍한 사람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나지막하게 기자에게 속삭였다.

"사람들이 이제 막 저 사람을 데리고 오긴 했는데, 우리에게는 그를 씻기고 옷을 갈아입혀줄 시간조차 없었어요. 곧 숨을 거둘 겁니다."

몇 분 후 그는 숨을 거두었다. 그곳에서 마지막 숨을 헐떡거리는 데 필요한 한 방울의 힘조차 갖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출처: 피앗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m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