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신학자 데니스 오하라, ‘찬미받으소서’ 가르침 갈수록 중요
가톨릭 에코포럼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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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가톨릭 에코포럼에서 생태신학자 데니스 오하라 교수가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통합생태론 관점이 대중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그 가르침은 갈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6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데니스 오하라 교수(Dennis O´Hara, 캐나다 토론토대학 명예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그가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2013년 9회 가톨릭 에코포럼에서 생태신학의 선구자 토마스 베리 신부(1914-2009)의 생태영성를 주제로 발표했었다.
프란치스코 교종의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인간과 나머지 피조물이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깊이 연결돼 있다는 통합생태론 관점에서, 우리에게 지구와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에 응답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상당한 전문성을 갖췄으면서도 누구나 읽기 쉽게 쓰였다.
2015년 5월 ‘찬미받으소서’가 공개되고, 같은 해 12월 195개 나라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낮게 유지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한다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채택했다. 협정에 가입한 나라들은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달성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목표는 얼마나 지켜졌을까? 2023년 3월 승인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평가보고서는 “지속되는 온실가스 배출로 온난화가 심화해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가까운 미래(2021-40년)에 1.5도 상승에 도달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전 지구 지표 온도의 상승을 제한한다 해도 해수면 상승이나 남극 빙상 붕괴, 생물다양성의 손실 등 일부 변화들은 불가피하거나 돌이킬 수 없으며 온난화가 심화할수록 급격하거나 비가역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고하며, “온난화를 제한하려면 온실가스 배출이 넷제로(순수한 0)가 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오하라 교수는 파리협정에서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고 즉각적으로 탄소배출을 감축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4월 26일 제44회 가톨릭 에코포럼에서 데니스 오하라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찬미받으소서’는 기후위기가 불평등과 정의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음을 상기하며, 기후위기는 인류 모두에게 공동으로 책임이 있지만, 선진국에 더 큰 책임이 있음을 강조한다.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에 ‘생태적 빚, 경제적 구제’를 빚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작은 나라가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로 더 고통받고 있음을 보여 주며, 자연환경이 나빠지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 회칙에서 제안한 과제들은 소용이 없었을까?
오하라 교수는 회칙이 나온 직후 환경 문제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연구가 있고, 과학 논문지에서도 이 회칙을 우호적으로 다뤘다고 말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찬미받으소서’ 운동, 생태교육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그는 “이런 움직임이 풀뿌리를 기반으로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것이어서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찬미받으소서’의 또 다른 영향으로는 세상(지구)에 대한 인식을 피조물과 인간의 조화, 상호 친교를 강조하는 통합생태론의 관점으로 보게 하고,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가 기후변화와 연결해 기후위기 문제를 포괄적으로 접근하게 한다.
그는 “사람들은 지금도 이 회칙을 읽고 있고, 여기에서 정보를 얻고, (회칙의 가르침이) 메아리처럼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은 더 나빠져서 우리가 할 일이 많지만, 이 회칙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과 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고, 피조물과의 영적 관계를 발전하도록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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