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 老年의 삶

황혼(黃昏)

황혼(黃昏)

오렌지향을

짙게 내뿜으며

보드랍게 미끄러지듯

사라지고 있는 황혼아!

너를 한참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자니

괜시리 쓸쓸해 지는구나!

언젠가는

나도 이세상을 너처럼

떠나 가겠지

이세상 떠나가는 날

빈손으로 갈거라면

우리네 인생들

아둥바둥 하나라도

더가지려고

살아가는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지나온 세월

뒤돌아 보니

분홍빛의 행복의 순간들

파랑색의 아픔의 순간들

진노랑색의 황홀했던 순간들

그 추억 만큼은 잊지 않을 게

나도 너처럼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초연하게 살다가

지고 싶구나~

- 손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