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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김수환 추기경

< 사랑의 본질 >

 

< 사랑의 본질 >

우리는 사랑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본질적인 것이라고 느끼지만,

왜 이것이 인간에게

본질적인 무엇인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한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보다 먼저 사랑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서

가장 말을 많이 합니다.

만일 사랑이라는 말,

또는 그것을 직접·간접적으로

묘사하는 것을

시, 소설, 문학,

예술에서 빼버리면

생명 없는

마른 뼈들만 남을 것입니다.

왜 사랑이 빠지면

이렇게 됩니까?

사랑이 없으면

가정은 파탄입니다.

사랑이 없는 부부,

부모 자식, 형제 관계보다

더 비극적인 것은 없습니다.

왜 사랑은 이같이

가정 행복의 본질입니까?

우리는 한 사회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법률적인 의미의 질서만

지켜지면 되는 것같이

생각하기 쉽지만

사랑이 없는 사회는

진정 인간적인 사회라고

부를 수 없을 것입니다.

매정하고 가장 비인간적인

집단일 것입니다.

거기에는 평화도,

안녕도, 번영도,

발전도 없을 것입니다.

죽음을 향해 가는

사회일 것입니다.

'사랑이 없는 인간은

인간이 아니다'라고

말해야 할 만큼 사랑은

인간에게 있어서 본질적입니다.

사랑은 무엇입니까?

한 인간이 누구로부터도

사랑 받지 못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사랑 받지 못한다는 것은

이것과 함께 따라오는

인정이나 존경도

받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그 인간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것은 정말 완전한

소외입니다.

그 인간은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도,

살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사랑은 분명히

인간에게 있어서

생명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이 생명과 같은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사랑이 무엇이다'라고

명확히 답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생명이 무엇이다'라고

답을 할 수 없듯이 말입니다.

-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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