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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길은 없었다 >
'길을 장악한 자가
세상의 주인이 된다'는
옛말을 들은 적이 있네.
어떤 사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인지 아는 바가 없네.
하지만 옛사람들의 뛰어난 통찰력은
감탄스럽기 그지없네.
길을 걸어보니
옛사람 말대로 길을 장악한 기계가
세상의 주인으로 등장한 지
이미 오래전이네.
자기도취에 빠진 인간들만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네.
사람이 길의 주인인 시절은
벌써 끝이 났네.
만물의 영장이라며
큰 소리 치던 인간들이
자기 꾀에 빠져든 셈이네.
돈, 기계, 자동차 따위를
주인으로 섬겨야 하는
신세가 되었으니
사람다운 품위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네.
대다수 사람들이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조짐들은
말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네.
- 도법 스님의 순례일지 <사람의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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