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수는 되풀이 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
사람들은 작은 상처를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 버린다.
그것은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 밖에 위로 할 수 없다.
세상의 숨겨진 비밀들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몹시 불행한 일이다.
그것은 마치 평생 동안
똑같은 식단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식이요법 환자의
불행과 같은 것 일 수 있다.
인생은 짧다.
그러나 삶 속의 온갖 괴로움이
인생을 길게 만든다.
소소한 불행에 대항하여
싸우는 일 보다는
거대한 불행 앞에서
차라리 무릎을 꿇어 버리는 것이
훨씬 견디기 쉬운 법이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 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 양귀자 소설 《모순》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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