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은 모두 내 탓입니다>

<화병은 모두 내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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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학자들은

한국인의 특질적인 질병으로 화병을 꼽습니다.

화병은 불안, 불신, 분노, 공포, 증오,

답답, 우울 등으로 인해

생기는 병입니다. 그러나 유심히 살펴보면

화병은 핑계 때문에 생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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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이 아니라 네 탓이라고 생각하며 분노하고

답답해하기 때문에 울화를 삭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가톨릭 기도문 중에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라는 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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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내면을 살펴보십시오.

아픈 것도, 화난 것도, 분노한 것도,

짜증난 것도 모두 내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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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때문에 화병이 생겼다고 주장하겠지만,

자신의 영혼이 허약하기에 생긴 핑계이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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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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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면 상태로 검사를 받다 보면

사람마다 반응이 달라서 화를 내는 사람,

욕하거나 악을 쓰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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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점잖던 사람도 술에 취하면 본성이 나오듯이

검사 중에 무의식 상태에서 그

동안 쌓였던 게 터져 나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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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분노, 미움, 걱정 따위는 쌓아두지 마십시오.

쌓아둘수록 자신의 상처가 그만큼 깊어질 뿐입니다.

원망, 핑계, 가슴앓이 따위가 차곡차곡 쌓여 맺히면

결국 그것들이 주인 노릇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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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는 자신을 속이는 것입니다.

핑계를 대어 잠시,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 있겠지만

화평할 수는 없습니다.

남을 속이는 건 사기이기만

자신을 속이는 건 불행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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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가 몇 개월 정도 노인 역할을 하면

허리가 굽고 주름살이 생긴다고 합니다.

생각도 말도 행동도 노인처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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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젊은이 역할을 하면 금세 피부가 좋아지고

눈빛이 살아나며 건강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배우들은 병자 역할을 피하고 싶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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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서의 역할도 그렇게 사람을 변하게 하는데

하물며 인생은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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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신 < 인생사용 설명서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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