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겨야>
현대 사회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탐욕의 시대'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남보다 더 많이 차지하고
더 많이 채울까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더 차지하고 채우고 앞서며
이기는 것만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때로는 가졌던 것을
줄 수도 있어야 하고,
차지했던 것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하며,
채웠던 것을
텅 비울 수도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다 앞서면
어떻데 됩니까?
뒤처지는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이기기만 하면
어떻게 됩니까?
때로는 질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삶을 조화롭게 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이루어진 이 지구촌에서
100살도 못 사는
유한한 인생이
무한한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늘 공허한 상태입니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시대에 와서
얼마나 많은
자원을 탕진하고
허물고 소비합니까?
ㅡ 넘치는
물량에만 현혹되어서
우리는 그동안 절제의 미덕을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시대에는
조그만 것을 가지고도
절제를 했습니다.
넘치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시대에 와서
절제의 미덕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난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겨 볼 때가 되었습니다.
주어진 가난이 아니라
선택해야 할 가난입니다.
그것은 빈곤이 아니라
아름다운 절제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선
부자로 살기보다
가난하게 살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가난을
모르고 살았기 때문에
선진국 국민인 것으로
착각하며 살았기 때문에
어려움을 이겨 내기
어려운 것입니다.
- 법정 스님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에서
'쉬며 목 축일 샘-法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의 정기(精氣) (0) | 2024.03.14 |
---|---|
참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법정 스님 (0) | 2024.03.07 |
무소유] (31) 아름다움 - 낯모르는 누이들에게 (1) | 2024.02.27 |
[무소유] (30) 살아 남은 자 (0) | 2024.02.22 |
무소유(29) 상면 (0) | 2024.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