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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 길 위에서 >

< 길 위에서 >

오늘 하루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없어서는 아니 될

하나의

길이 된다

내게 잠시

환한 불 밝혀주는

사랑의 말들도

다른 이를 통해

내 안에 들어와

고드름으로 얼어붙는 슬픔도

일을 하다 겪게 되는

사소한 갈등과 고민

설명할 수 없는 오해도

살아갈수록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나 자신에 대한 무력감도

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오늘도 몇 번이고

고개 끄덕이면서

빛을 그리워하는 나

어두울수록

눈물 날수록

나는 더

걸음을 빨리한다

- 이해인<꽃 잎 한 장처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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