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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묵상 옹달샘-이해인

< 부끄러운 고백 >

참회

< 부끄러운 고백 >

 

"이러면 안되는데"

늘 이렇게만 하다가

한 생애가 끝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자주 해요

 

하느님과의 수직적인 관계

이웃과의 수평적인 관계

나 자신과의 곡선의 관계

 

시원하고 투명하길 바라지만

살아갈수록 메마르고

복잡하고

그래서 참 부끄러워요

 

좀 더 높이 비상할 순 없는지

좀 더 넓게 트일 수는 없는지

좀 더 밝게 웃을 수는 없는지

 

나는 스스로 답답하여

자주 한숨 쉬고

남몰래 운답니다

 

그러나 이 또한

기도의 일부로 받아들여 주신다면

부끄러운 중에도

조금은 위로가 될 것 같다고

 

'내 탓이오, 내 탓이오···'

가슴을 치는 이 시간은

눈물 속에도 행복하다고

바람 속에 홀로 서서

하늘을 봅니다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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