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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곰삭한 맛

< 행동하는 양심을 위하여 >

< 행동하는 양심을 위하여 >

10년 전 이 자리에서

우리는 민주주의 승리가를 불렀습니다

호남지역 푸대접의 역사

군부정권 30년의 창칼을 굴복시키고

우리는 평화와 자유의 종을 울렸습니다

불바다 민주항쟁의 강을 건너서

캄캄한 고래의 뱃속 같은

그 억압의 세월 사슬을 끊고

역사의 한풀이 새벽을 열었습니다

원한의 대치 분단 60년

태극기와 인공기를 만나게 하고

통일기 손에 들고 맞이한 6·15 공동선언

29년 전 이 자리에서

거룩한 민주 수호의 피를 뿌린

눈물강 피바다 5월의 원한을 넘어서

평화적 정권교체의 파도치는 금남로

백만 그 축하 인파 온 밤을 새웠습니다

10년 전 그 승리의 이 자리에서

다시 찾은 10년의 민주 승리를 안고

꺼져가는 불씨 다시 봉화 올린

노무현 대통령 그 눈물 적시어

오늘은 또 통일 대통령 영결식을 올립니다

대통령 중의 대통령

임기가 없는 영원한

우리의 민주 대통령

김대중, 그 이름 석자,

바로 우리의 깃발이 되게 하소서

신의주에서 목포까지

서울에서 평양까지

하나의 마음 하나의 꿈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한용운 스님이 불렀던

민족의 이름으로

침묵하지 않는 그 님을

소리 높게 부르게 하소서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게 하소서

김대중, 김대중

연호하던 10년 전 그 눈물과 열정

임기 없는 대통령 우리 곁에 영원히 꽃피어 나소서.

※이 시는 지난2009.8. 22일 저녁

광주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행사에서 낭독돼

시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 문병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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