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믿지 않는 하느님 >

< 내가 믿지 않는 하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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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이러한

하느님을 결코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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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이라는 죄악 안에

인간을 '붙들어 매놓는‘ 하느님, ”

나는 할 수 없습니다.“ 라고 울먹이며 말하는

정직하고 신실한 한 인간이

시달리고 있는 심각한 문제에 대하여

해답을 주지 못하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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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을 죄악시하는 하느님.

고통을 사랑하는 하느님.

인간의 기쁨을 시기하여

중단시키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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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이성을

빈약하게 만드는 하느님.

카인의 새 후예를

계속 축복하는 하느님.

마술사와 요술장이인 하느님.

스스로 공포의 대상이 되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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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당신’이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하느님.

자신을 그릇된 일에

이용될 수 있게 하는 하느님.

특정한 교회, 특정 종목, 특정 문화,

특정 계층이

독점하도록 허용하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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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하느님.

복권 추첨에 의해서만

승리할 수 있게 하는 하느님.

손에 쥐고 있는 법조문에 따라

항상 판결을 내리는 심판관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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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하느님.

사람들의 서툰 실수를 보고

미소 짓지 못하는 하느님.

단죄하기를 '즐기는’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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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보내는’ 하느님.

기다릴 줄 모르는 하느님.

시험 때 항상 만점만을

요구하는 하느님.

철학에 의하여 설명될 수 있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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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처벌할 능력이 있는 이들을

사랑하는 하느님.

많은 사람이 멸시하는 것을

사랑할 줄 모르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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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에서 구제하지 못하는 하느님.

사람들이 단죄하는

수많은 것을 용서해주지 못하는 하느님.

'어린 아이’들이 자신을 더럽힐 수 있고

곧잘 부주의를 범하였음을

이해할 줄 모르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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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성장하고 쟁취하고 변화되고

심지어 ‘거의 하느님과

같은 존재’가 될 정도로

높은 경지에

오르지 못하게 방해하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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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믿음을 가지려면

인간이기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하느님.

우리 인간이 벌이는 축제에 전혀

참석하지 않으려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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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 깊은 사람, 총명한 사람,

조리 정연한 이론에 밝은

사람들에 의해서만 이해되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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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집 문 밖에서는

굶주림과 비참이 심한데

집안에서는 포식하는

부자들로부터 흠숭을 받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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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쟁이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하느님.

계속 약탈하고 비방을 일삼으면서도

미사 참여하러 가는 이들에게

흠숭을 받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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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되지 않도록

장치된 과학 연구실 안에서

수많은 신학자와 교회법 학자들에 의하여

연구의 대상이 되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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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른 실수에 대한

사랑이 감도는 곳에서

당신의 선과 본질에서 나오는

어떤 것을 발견해낼 줄 모르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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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실천하지 않는 이들의

선심을 흡족하게 여기는 하느님.

사람들을 그 인간 존재 자체로 보다는

그들이 소유하는 것이나

주장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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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으면서

세상에 대해서 전혀 무관심한 이를

친구로 받아들이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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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비료, 모든 것을

어루만지고 감싸주는

태양의 풍요로움을 지니지 않은 하느님.

인간을 당신 식탁에 앉히고

그에게 유산을 물려줌으로써

그를 신적 존재가 되게

해주지 못하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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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 안에서 형제들임을 깨닫고,

빛이 태양과 별들뿐만 아니라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오는

낙원을 마련해주지 못하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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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며,

또한 당신의 손길이 닿는

모든 것은 무엇이든지

다 사랑으로 변화시킬 줄 모르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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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인간을 애정으로 받아들이고,

또 인간의 모든 사랑을

한데 결합시킴으로써

맛보게 되는 희열,

달콤한 감흥, 기쁨, 만족을

그에게 건네줄 줄 모르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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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사랑에

빠질 줄 모르는 하느님.

강생의 모든 결과를 수락하면서

참 인간이 되지 않은 하느님.

한 여인의 몸에서

태어나지 않은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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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모친을 사람들에게

어머니로 기꺼이

내어주지 않는 하느님.

온갖 절망 속에서

내가 희망할 수 없는 하느님을

나는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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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의 하느님은 전혀 다른 하느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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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철 옮김< 내가 믿지 않는 하느님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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